안녕 Ride with


회사 숙소와 집을 오가는 교통편의 비효율성에 몸부림치다가 결국 할부로 차를 구입했던 게 딱 3년 2개월 전입니다.
2012년 7월 27일에 차를 인수했으니 3년 2개월을 딱 맞췄네요.

세금을 포함해서 무려 1600만원의 할부를 끼고(...) 샀었지만 그 때에는 회사도 나름 호황이었던 때라서
성과급이고 뭐고 월급 외로 나오는 돈만 있었으면 꾸역꾸역 밀어넣어서 36개월 할부이던 걸 18개월만에 다 갚고
기분 좋았던 적도 있었더랬습니다.

몸도 무거운 주인놈 태우고 제주도만 빼면 남한 8도는 다 돌아다녀봤고, 강원도의 산길도 무리 없이 올라가던 녀석이었습니다.

그렇게 잘 타고 다니던 지난달에 이 녀석을 제 실수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감속 중에 앞 차의 브레이킹을 미처 못 보고 그대로 들이받아버려서 엔진까지 대파되는 사고가 났었거든요.
완전 전면충돌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그 상황에서 A필러 뒷쪽으로는 잘 버텨주어서 다친 곳 없이 바로 차에서 나왔을 정도로
몸에는 피해가 없었습니다. 주인이 뭐라고 그래도 마지막까지 잘 버텨줬네요.

갑자기 저 때문에 사고를 당하셨던 분도 다치신 곳 없이 병원에서 1주일정도 요양 후 무사히 퇴원하셨고, 차량도
생각보다는 피해가 적어 원만하게 끝낼 수 있었던 사고였기는 하지만 제 차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망가져 버렸습니다.

수리비 견적만 1400만원이 나오는 상황에서 고쳐서 타볼 생각도 했었지만, 피해정도를 감안했을 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해서 결국 폐차하기로 결정하고 사고 후 4일째 되는 날 폐차시켰습니다.

보험사측에서는 원만하게 사고를 처리해주고, 제게 1240만원이라는 보상금을 돌려주었고, 이걸로 며칠간 차를 물색하다가
결국 한 급 더 큰 중형차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중고로 구입했죠.

그렇게 9월, i40 살룬이 제 두 번째 차가 되었습니다.
배기량 차이는 크지 않지만 디젤엔진 특유의 힘은 여전하고, 차가 큰 만큼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하더군요.
중고차였던지라 구매 전 차량 점검 시에 제가 잡아냈던 문제는 두 번의 블루핸즈 방문을 통해서 전부 잡아냈습니다.
전 차주분이 남기고 가신 엔진오일 교환 쿠폰을 쏠쏠하게 잘 써먹었죠(...) 앞으로 남은 건 타이어 교체 정도.

어찌됐던 제 인생의 첫번째 차였던 만큼 잊지 못할 차를 떠나보내게 되었습니다.
어딘가의 전기로에서 고철로서의 마지막 일을 하고 새 철로 태어나게 되겠지만, 딱 37개월동안 정말 재밌었고 고마웠던 차입니다.


2012.7.27~2015.8.27
고마웠다.



핑백

  • Chapter 8 : A Life with someone : i40 살룬 29500km이자 10만km 주행 2016-06-06 11:27:43 #

    ... 찾아보면 아시다시피 2012년에 구입했던 i30(GD)였습니다. 상당히 좋은 차이고, 잘 끌고 다녔고 참 여기저기 두루두루 다녔는데, 정확하게 3년 1개월 타고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내는 바람에저세상어딘가의 전기로으로 보내버린 차입니다.아직도 이 날 만큼은 기억이 생생합니다.되돌이켜 보면 멀쩡하게 걸어 나온 게 다행일 정도로 차 ... more

덧글

  • IEATTA 2015/09/28 13:48 #

    아이고 ㅠㅠ 그래도 크게 안다치셔서 다행입니다 ㅠㅠ
  • Spearhead 2015/09/28 23:05 #

    감사합니다.
    당일 응급실에 가기는 했는데 타박상(무릎에어백에 맞은 허벅지 안쪽)+화상(운전석 에어백 터질때 닿은 팔 안쪽) 빼면 다친 데가 없어서(......)
    병원에서 쫓겨났습니다-_-; '이 정도 다친 걸로는 입원을 받아드리기 힘듭니다'라는 코멘트와 함께...;
  • 못되먹은 설인 2015/09/28 15:01 #

    아.. 글을 읽다보니 먹먹하네요.
    저희집도 10년 넘게타던 렉스턴1 폐차시킬때
    온가족이 눈물을 뿌렸었죠.
    그래도 마지막까지 주인을 지켜줘서 참 장하네요.
  • Spearhead 2015/09/28 23:06 #

    보험사에서 돈들어왔다고 연락왔을때 살짝 울컥하더라구요. 폐차 확인이 됐다는 거라서...
  • Cpt Neo 2015/09/28 15:37 #

    늘 안전운전이 제일이죠.
    안다치셨다니 다행입니다.
  • Spearhead 2015/09/28 23:07 #

    감사합니다. 다행히도 매우 멀쩡합니다.
  • 폴라 2015/09/28 21:45 #

    정들은 차 보내는것이 힘들죠.. 첫 차일경우엔 눈가가 촉촉해 지기도...
    그나저나 i40 은 소문난 좋은 차인 만큼 더 오랜시간동안 잘 달려줄것으로 기대합니다.
    (현기에서 만든 진짜 좋은차는 국내에선 잘 않팔린다는 징크스가 ...)
  • Spearhead 2015/09/28 23:08 #

    70500km 달린 상태에서 인수했는데 점검했을때는 핸들 떨림이나 엔진 소리가 큰 것 빼면 큰 문제가 없어서
    블루핸즈 가서 휠밸런스 잡고 엔진오일 교환하니까 문제는 다 잡히더군요.

    다만 타이어는 네 짝 다 갈아야해서...ㄱ-)...
  • 폴라 2015/09/29 15:14 #

    7만 급이면 슬슬 엔진 미션 미미 교체 해줄때가 됐군요,...
    고무 미미 가 경화되서 진동은 어떤가 모르겠습니다. 6만된 제차도 미미 교체하니 완전 진동 없어졌던..
  • sanChoiz 2015/09/28 22:26 #

    아.... 몸은 괜찮으신지요??
    한동안은 몸조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정든 차 보내는 일이 쉬운건 아니지만, 새 식구와의 즐거운 일들 많이 만드시길 바래요 :)

    사실 저도 제 명의의 첫차를 폐차장으로 보낼때 기분이 많이 싱숭생숭 했더랍니다....
  • Spearhead 2015/09/28 23:09 #

    병원에서도 멀쩡하다고 입원거부당하고 쫓겨날 정도였던지라 다음날 연차 급하게 쓰고 하루 쉬고 출근했습니다(...)
    i40는 전 차주분이 차를 좀 대충 관리하시던 모양인데, 아껴주면서 탈 수 있을 때까지 타야죠.
  • 잡가스 2015/09/29 11:40 #

    저도 타던 두발이 보낼때도 싱숭생숭 했었죠..

    주인 지키고 갔으니 차도 좋아라 했을겁니다:)
  • Spearhead 2015/09/30 00:36 #

    너무 잘 지켜주고 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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