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일상다반사

국민장이 시위가 되지 않을까 겁먹은 정부는 전경까지 배치시킬 정도로 긴장했었지만,
정말 엄숙한 분위기에서 잘 마무리지었지 않았나 싶네요.

일단 운구차량이 들어오고 나가는 경복궁에서 내렸습니다.

운구차량이 드나들게 될 입구부터 경찰들을 빼곡하게 배치해서 일반시민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시내에 배치된 경찰들을 모두 긁어모아서 배치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이 사진 뿐만이 아닌 주변지역 전체에 걸쳐서
경찰들을 배치시켜놓았었습니다. 왜 못들어가게 막느냐며 항의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었습니다.

이대로는 보기 힘들다는 생각에 운구차량이 가장 먼저 지나갈 세종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국민장은 시위현장이 아닌데 전경이 대거 배치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경찰복을 입힌 전경도 상당수였지만, 시민들이 집결할 수 있는 주요 길목에는 이런식으로 전경들이 배치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시청까지 이동하는 와중에도 계속 볼 수 있었습니다.

세종로가 시작되는 정부종합청사와 세종문화회관 근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때 이미 운구차량이 도착,
영결식이 막 시작되는 중이었습니다. 전광판이 근처에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결국 발견한 것은 정부종합청사 근처
건물에 있던 전광판 뿐이었습니다. 운집한 시민들을 위해 별도로 배치하거나 하지는 않은 듯 합니다.
세종문화회관 앞. 모여든 시민들 사이에서 열변을 토하시는 분이 한두분씩 생기면서 즉석 연단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명박정권에 대한 성토를 하시는 분들부터 돌아가신 이의 명복을 조용히 빌자고 얘기하시는 분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얘기를 하시던 와중, 올라오신 어떤 분께서 운구행렬조차 제대로 볼 수 없게 폴리스라인을 깔아놓은 것에 대해
항의하자, 이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크게 반응해서 폴리스라인이 조정되었습니다.

이때의 폴리스라인은 뒷골목길은 열려있었지만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종합청사 사이는 완전히 막아놓았었는데,
이 조정으로 폴리스라인이 일자로 펴졌습니다.
세종로를 코앞에 두고 운구행렬을 볼 수 있게끔 선이 조정되자마자 시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운구행렬을 가장 앞에서 보기 위해 어렵사리 앞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경찰들이 라인 앞에서 일반시민이 세종로로 들어오려는것을 막기 위해 도열해 있었습니다.
영결식은 정부종합청사 옆건물 지붕에 위치했던 대형전광판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습니다.
소리가 나오지 않게 때문에 다들 DMB나 라디오를 이용해서 영결식 진행상황을 보고 들었습니다.

이 와중에도 배치되는 경찰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시위가 아니라니까?!

전경 역시 배치되는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이건 장례식이지 시위가 아니라고!!!

결국 전경의 배치에 대해 항의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결국 옆으로 빠져 세종로를 통해 이동하였습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차량이 세종로에 진입하기 시작.
대형 태극기를 앞세운 행렬을 시작으로

영정을 올린 오픈카가 그 뒤를 따르고

운구차량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이미 이 시점에서 많은 분들이 함께 울고 계셨습니다.

이어 상주와 유족, 관계자분들로 구성된 유족 일행분들이 이동하셨습니다.
이 때...
'서있지들 말고 다들 들어와요!!! 같이 갑시다!!!'

유족 일행분들이 직접 들어오라고 서있던 시민들을 향해서 손짓, 폴리스라인이 무너지면서 장례 행렬이 시민 전체의
행렬로 늘어났습니다. 저 역시 함께 행렬에 합류해서 시청까지 이동했습니다.

시청까지 이동하면서 주위에서 시민 여러분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이동속도가 느려지면서 서다 가다를 반복해가면서
겨우겨우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된 노제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때가 대략 오후 1시 3~40분경.

이미 서울시청광장에 운집한 시민들까지 합쳐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가시는 길의 명복을 빌기 위해 모였습니다.

제가 보고 온 것은 여기까지. 수원 연화장(이쪽이 되려 집과 굉장히 가깝더군요)까지 이동해서 화장식까지 보려 했지만
개인적 일이 있어서 급히 서대문역까지 이동해서(모여든 시민 여러분들로 인해 시청역이 막혀서 시청역은 이용 불가)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결식의 전 과정에서 있었던 일은 TV를 통해서 충분히 중계가 되었으니 여기에 굳이 올리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고, 많은 분들이 분노했으며, 많은 분들이 다시 시청광장에 모여서 가시는 분의 마지막 길을
바라보고, 편안히 가시기를 바란 날입니다.



다시한번 故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가시는 길 편안하셨기를.


덧글

  • Allenait 2009/05/30 10:30 # 답글

    이제 고인의 유지를 제대로 받들었으면 좋겠습니다만...
  • Spearhead 2009/05/31 00:40 #

    고인의 유지를 앞장서서 실천할 사람과 그럴 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모든 국민이 고인의 유지를 실천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지만, 그러기는 힘든것이 사실이니까요.
  • NIZU 2009/05/30 21:14 # 답글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Spearhead 2009/05/31 00:40 #

    가시는 길, 편안하셨고, 행복하셨을겁니다.
    고개숙여 존경하고 사랑하던 국민들의 배웅을 받으셨으니까요.
  • 雪風 2009/05/30 23:56 # 답글

    중간에 운구 한번 가로막힌걸로 알고 있습니다.

    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더군요.
  • Spearhead 2009/05/31 00:41 #

    대략 청계광장 입구 근처에서 한번 막혔을겁니다. 전 행렬 중간에 끼어있어서 보지는 못했지만 대략 위치를 가늠하면 그쯤이었을거에요.
    뚫려서 지나가는구나 싶어서 이동하니까 바로 전경들이 보이더군요. 전경들에 의해 막혔던 게 아닌가 싶네요.
  • 김경원 2009/05/31 15:34 # 삭제 답글

    고인의 명복은 빕니다
  • Spearhead 2009/05/31 15:46 #

    고인의 유지를 모두가 이었으면.
  • 올비 2009/05/31 19:46 # 답글

    잘 다녀오셨군요. 경찰이 정말 많네요..;; 일반 시민들이 경찰서 업무를 볼 수 없었다고 하더니만..
  • Spearhead 2009/06/02 22:45 #

    저와중에도 계속 증원하고 있었으니까 말 다한거겠죠;
  • 쥬스한잔 2009/06/02 22:44 # 답글

    아침에 뉴스보니 경찰버스로 아예 둘러쌓았더라구요..그 어디지..어디였더라..아아..여튼 ㅅ-


    당일 아침에 뉴스보면서 이게 뭔일인가..싶었는데..더이상은 이런일이 일어나질 않기를 ..ㅠ
  • Spearhead 2009/06/02 22:45 #

    분명 시위는 없었는데 전경의 숫자는 계속 늘어났었습니다.

    결국 다음날 오전의 무력진압사태가 발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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